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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숲으로 간 고아 – 만데 전래동화집

오늘은 죵메네 축제의 마지막 날이야. 죵메네는 이슬람의 타바스키 축제가 끝나고 한달 정도 뒤에 시작하는 보보 민족의 축제야. 이날엔 1년 동안 마을에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 집에 찾아가, 그 사람이 한 나쁜 짓들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지. 그래서 오늘 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해. 

옛날 옛적에 어느 여자아이가 태어났어. 그런데 슬프게도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시고 말았지.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아이는 아버지의 남동생이 대신 키우겠다고 데려갔어. 그는 형의 아이를 제 자식처럼 아꼈지만, 그의 아내는 반대였어. 아내의 마음엔 불길이 있었지. 솟구치는 불길을 고아에게 뿜어내고, 또 뿜어냈어. 

시간은 흘러 흘러, 고아는 자라 열몇 살의 소녀가 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죵메네 축제 날이 온 거야. 숙모의 구박을 받으며 자란 고아는 머리가 덕지덕지 뭉쳐져 있고, 옷은 더러운 넝마 같았지. 축제 날, 모든 집의 엄마와 딸들은 머리를 예쁘게 꾸미기 위해 함께 장터에 나갔어. 고아는 혼자 밖으로 나가 어떤 길이든 발 닿는 대로 걷기 시작했어. 모두가 어디로 갈지 알았지만, 그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지. 머리할 돈도 없고, 머리해줄 사람도 없고, 그냥 어디든 걸어가자는 마음으로 걷고 또 걸었어. 그러다 두 갈래 길이 나왔고, 고아는 하나의 길을 택했어.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었어. 

숲속에 이르자, 넓은 팅이 나왔어. 팅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곡식의 껍질을 까는 큰 터인데, 거기엔 풀이 자라지 않지. 그러다 그녀는 빈터에 아주 커다란 뭔가가 누워 있는 걸 발견했어. 아주 아주 커다란 뱀이었어! 고아는 너무 놀라, 난 길을 잃은 것뿐이에요! 여기 오려고 한 건 아닌데 하고 외쳤어. 그러자 뱀이 말했어. 너는 길을 잃지 않았어. 이리 와. 

뱀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물었고, 고아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축제날에 더러운 머리를 한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거라며 머리를 만들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어. 그리고 정처 없이 걷다 여기에 도착했고, 당신을 만나 너무 놀랐다고 말했어. 

커다란 뱀은 빈터에 놓인 기다란 콰레 의자에 앉으라고 했어. 고아는 이 의자는 너무 금처럼 반짝여요, 앉을 수 없어요라고 손사래를 쳤지. 그러자 뱀은 맞아, 이건 금으로 만들었어, 여기 앉으라고 다시 권했어. 그리고 뱀은 의자에 앉은 고아에게 이렇게 말했어. 내가 너에게 길을 잃지 않았다고 했지? 내가 너의 머리를 만들어줄게. 

고아의 심장은 무서워서 아주 쿵쾅거리기 시작했어. 커다란 뱀은 네레 나뭇가지를 꺾어, 그녀의 머리 가장자리를 툭툭 치듯이 쓰다듬었지. 그랬더니, 놀랍게도 아주 아름다운 머리로 변하는 거야.  모든 치장이 끝나자, 뱀은 고아에게 자신이 머리를 만들어준 걸 비밀로 하라고 해. 약속을 어긴다면, 내가 널 삼켜버릴 거야 라고 말하며. 고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아의 머리를 보는 사람마다 모두 탄성을 내질렀어. 거리의 젊은 남자들은 모두 고아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고 싶다고 구애했지. 아, 소녀여, 도대체 누가 당신의 머리를 이토록 아름답게 만들었나요? 하고 한 남자가 물었어. 고아는 대답 대신 이렇게 노래를 불렀지. 

죠냐냐냐베 콩오, 코 죠냐냐냐베 콩오
콩오 티길레 콩고 람바 죠냐냐냐베 콩오

숲에는 숲을 지키는 신이 있어요
숲을 지키는 신은 우리도 지켜주지요 

집으로 걸어가는데,  또 다른 남자가 물었어. 그러자 고아는 아, 젊은이여, 당신은 이런 질문을 하기엔 너무 잘생겼어요라고 답하며 또 이렇게 노래를 불렀지. 

 죠냐냐냐베 콩오, 코 죠냐냐냐베 콩오
콩오 티길레 콩고 람바 죠냐냐냐베 콩오

숲에는 숲을 지키는 신이 있어요
숲을 지키는 신은 우리도 지켜주지요 

집으로 돌아온 고아의 머리를 보고, 숙모는 누구든 당장 죽일 것 같은 얼굴로 우리 집에 없어진 돈이 있는지 봐야겠어라고 말했어. 숙모는 마치 누구에게든 나쁜 짓을 할 수 있는 처노베야(나쁜 주술사) 같았지. 너가 돈이 어디 있어서 그 머리를 만든 거야? 엉덩이에 숨겨놨니? 니가 내 돈을 훔친 거니? 누구한테 빌린 거니? 숙모의 불길 같은 호통이 이어지자, 고아는 다시 이렇게 노래를 불렀어. 

 죠냐냐냐베 콩오, 코 죠냐냐냐베 콩오
콩오 티길레 콩고 람바 죠냐냐냐베 콩오

숲에는 숲을 지키는 신이 있어요
숲을 지키는 신은 우리도 지켜주지요

숙모는 고아가 하는 말을 하나도 듣지도 않고, 믿지도 않았어. 그러자 갑자기 숙모의 딸이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갔어. 숙모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온 딸은 고아의 머리를 보자마자 마음에 불길이 일었지. 그 불길은 그녀의 발걸음을 숲으로 향하게 했어. 두 갈래의 길이 나오자, 하나의 길을 택했고, 그대로 걸어가 숙모의 딸도 아주 커다란 뱀을 만났어. 커다란 뱀은 똑같이 그녀의 머리를 아름답게 만들어줬어. 숙모의 딸은 머리 값이 얼마냐고 물었고, 뱀은 돈 낼 필요가 없다고 했지. 다만 비밀을 지키지 않는다면, 내가 너를 삼켜버릴 거라고 말했어. 

그녀의 머리는 고아의 머리보다 훨씬 예쁘게 만들어졌어. 길거리의 남자들은 모두들 사랑의 화살을 쏘고 싶다고 외쳐댔지. 숙모의 딸은 당신은 이런 질문을 하기엔 너무 잘생겼어요라고 말하며, 고아와 같은 노래를 불렀어. 

 죠냐냐냐베 콩오, 코 죠냐냐냐베 콩오
콩오 티길레 콩고 람바 죠냐냐냐베 콩오

숲에는 숲을 지키는 신이 있어요
숲을 지키는 신은 우리도 지켜주지요

그리곤 신이 나서, 이 머리는 큰 뱀이 만들어줬지!라고 덧붙이고 말았지. 그런데 기억나니? 뱀이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삼켜버리겠다고 한 말을. 

그녀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숙모가 머리를 보고 또 화들짝 놀라고 말았지. 너도 내 돈을 가져갔니? 누가 너 머리를 만든 거니? 하고 소리쳤어. 그러자 딸은 고아와 똑같이 이 노래를 불렀어.

 죠냐냐냐베 콩오, 코 죠냐냐냐베 콩오
콩오 티길레 콩고 람바 죠냐냐냐베 콩오

숲에는 숲을 지키는 신이 있어요
숲을 지키는 신은 우리도 지켜주지요
 

아, 엄마, 엄마는 이 질문을 하기엔 너무 아름다워요. 숲속의 큰 뱀이 만들어줬죠. 그리고 뱀은 이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숙모의 딸은 신이 나서 이렇게 말했어. 숙모는 자신의 돈을 훔치지 않은 걸 알고, 딸과 함께 집 밖으로 나갔어. 길을 걷던 중, 아주 잘생긴 남자가 두 모녀에게 다가왔어. 그리고 사랑의 화살을 쏘고 싶다고 말하며, 누가 너의 머리를 만들어줬는지 물었어. 그러자 딸은 노래를 부르며, 당신은 이 질문을 하기엔 너무 잘생겼어요라고 답하며 큰 뱀이 머릴 만들어줬다고 말했어. 잘생긴 남자는 묻지 않고 지나갈 수 없었어요라고 답하며,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고 말했어. 숙모의 딸은 남자와 단둘이 길을 걷기 시작했어.  

마을을 벗어나 두 갈래의 길이 나왔어. 남자가 숲으로 가는 길을 택하자, 숙모의 딸은 당신은 숲속에서 사나요하고 물었어. 남자는 숲에 친구가 있다고, 같이 만나러 가자고 말했어. 그들은 계속 걸어갔어. 걸어가다 남자가 잠깐 오줌을 누고 오겠다며 자신을 기다려달라고 말해. 거의 다 왔다고 말하면서. 그녀는 남자를 기다리다, 갑자기 고개를 들었어. 커다란 뱀이 자신을 아주 크게 둘러싸고 있는 걸 보았지. 그녀는 깜짝 놀라 나는 나쁜 짓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하고 외쳤어. 그러자 커다란 뱀은 아니야, 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랬지 하며, 뱃속을 갈라 내장을 꺼내 그녀의 머리를 만들어줬어.


이 이야기는 부르키나파소 보보민족에서 내려오는 전래동화입니다. 부르키나파소 보보디울라소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도시 ‘바마(Bama)’에서 라디오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마 체체레, 본명은 조엘 사누 님이 들려주었어요. 실제로 이야기를 들려준 때가 죵메네 축제날이었지요. 죽은 이들을 1년에 한 번씩 기리는 축제이면서, 또 나쁜 짓을 저지른 마을사람들을 찾아가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해요.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도 있고, 이웃의 물건을 훔친 사람도 있죠. 세상에 비밀은 없다지요. 어떤 이는 노래를 듣고 울며 반성하기도 하고, 나쁜 짓을 많이 해 이미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올 걸 아는 사람은 그날 밤 도망을 치기도 하지요. 이 축제날에 부른 노래는 그날 이후로 부르지 않아요. 그렇게 다시 새로운 1년을 맞이하지요. 우리가 기억하기 위해 축제를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속을 잊곤 하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내년 축제날에도 집 앞이 아주 시끄러울 거예요. 

구술 : Joel Sanou (2021. 8. 26)
녹음 : Cyprien Sanou
번역 : Emmanuel Migaelle Sanou (Bobo language)
글 : 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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